73세의 한국 여자 배우가 아카데미 역사상 아시아인 최초로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씨는 외모도 그렇지만 목소리도 한국 전형적인 여배우와는 거리가 있다
국민 배우로 손꼽히는 김혜자씨와도 결이 다르다
다른 여배우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이미지와 연기 스타일이 있다
뭔가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면서도 솔직한 이미지로
절친인 김수현 작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연상시킨다
윤여정씨는 1947년생으로 북한 개성에서 태어났다
공부를 꽤 잘해서 명문으로 꼽히던 이화여자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당시 복통으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해서
하향 지원으로 한양대학교 국문학에 입학한다
당시 서울대학교 출신의 이순재씨, 이낙훈씨가 연기를 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뭔가 남의 눈에 띄는 특별한 일을 하고 싶어 TBC 탤런트 공채에 지원해 합격한다
연기 생활 초반부터 꽤 잘 풀려서
1971년 드라마 장희빈에서 장희빈을 맡는 등 바로 주연급으로 올라선다
1971년은 그녀에게 특별한 해인 것이 한국의 히치콕으로 불리는
거장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에 출연하며 천재 여배우로 칭송 받는다
화녀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모두 수상한다
1972년에도 연이어 김기영 감독 영화 충녀에 출연해 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게 된다
아이러닉하게도 최근 인터뷰에서 윤여정씨는
김기영 감독이 워낙 치밀하고 집요한 스타일이였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탓에 충녀를 마지막으로 다시는 김기영 감독과 작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물론 시간이 흘러 윤여정씨는 다른 감독과 작업을 하면서
김기영 감독이 얼마나 뛰어난 감독인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연기로 이끌어내준 사람이 김기영 감독이라고 한다
오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소감에서도 김기영 감독을 언급한 것은
윤여정씨 연기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그에 대한 감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김기영 감독은 봉준호 감독, 박찬호 감독 그리고 김여정씨까지
존경해 마지 않은 한국 최고의 감독임이 틀림없다
순탄했던 윤여정씨의 연기 생활은 27살이던 1974년
조영남씨와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가며 자연스럽게 중단된다
절친인 김수현 작가가 결혼을 반대했지만
윤여정씨는 자신의 결심을 굽히지 않아다고 한다
뛰어난 노래 실력에 반했다고...
미국에서 13년을 살면서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도 일을 했다고 한다
두 아들을 위해 다시 배우 생활을 재개한 그녀는 닥치지 않고
들어오는 모든 역을 했고, 그 덕에 연기력도 늘었다고 한다
두 아들을 직접적으로 공개한 적은 없지만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다가
지금은 각자 원하는 일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닥치고 연기를 한 덕택에
윤여정씨의 필모그래피는 정말 다양하다
홍상수 감독부터 임상수 감독, 이재용 감독과도 작업한 바 있다
임상수 감독 영화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 다른 나라에서로 칸영화제도 2년 연속 초청받은 바 있다
현재 소속사는 이승기와 이서진이 있는 후크엔터테인먼트다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친분이 많은 나영석 PD의 예능에도 꾸준히 출연하고 있다
윤여정씨 영어도 화제다
미국에서 13년 산다고 해서 윤여정씨 만큼 영어가 가능하지 않다
미국에서 20년 산 교민들도 영어를 못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윤여정씨는 sarcastic한 말투가 영어를 말할 때 매력이 더 발하는 것 같다
예의를 갖추면서도 솔직한 윤여정씨 소감은 각종 시상식을 할 때 마다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에서
"specially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 라고 재치있게
영국 사람들을 평가하면서도
"and they approve me as a good actor. so I am very very privileged and happy"
라고 예의를 갖추며 센스있게 마무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윤여정씨 아카데이 여우조연상이 거의 확실해 지면서
발빠른 기업들은 윤여정씨를 광고 모델 1순위로 섭외하고 있다
KT, 지그재그 등 우연히 본 광고만 3개다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더 윤여정씨가 영화와 드라마를 해줬으면 한다
부디 오래오래 연기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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